사진 차승진
사진 차승진

감포 가는 날

- 차 승 진 -


어미의 손을 놓고 
나풀나풀 내려오는 꽃잎

마릴린 먼로의 치맛자락이 
날리어도 좋을 그런 날 

집을 나온 사람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심심풀이 땅콩이나 씹을수록
쫄깃한 오징어가 제격이겠지만

그래도 이럴땐,
설익은 농담 따먹기가 제맛 돋을

이런 날 
나들이가는 사람들
이러쿵 저러쿵 늘어지는
수다의 꼬리
야!
  '내 나이가 어때서'
그놈의 사랑타령에 유행가가 되듯

도화꽃 흐드러진 언덕을 넘어가는 
바람난 치맛자락 
아모르파티! 아모르파티!
연자야, 애경아, 서두르지 마라
언땅을 부드럽게 녹이는
연분홍  봄날이잖니

꽃단장 아니해도,  좋을 
오늘 같은 날
찰칵! 기념사진 한 컷으로
붉은 등대처럼 가슴 물드는 

그래그래 
지금은 화사한 봄날이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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