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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서 떠나는 여행- 차 승 진 - 맛이라는 말에는 무엇이 살고 있을까차려진 밥상에서 젓가락이 향하는 길여러 가지 반찬이 놓인 식탁에서너를 처음 만났을 때를 추억해 보기로 하자밥과 반찬 사이입맛이 당기는 첫 번째 젓가락질습관처럼 한 숟가락 밥을 입에 넣고적당히 밥알을 씹으며술 한잔에 안주를 집어 올리듯몸속 깊은 곳으로 흘러가는 식물의 향기어머니의 땅에서 일용할 양식이 뿌리를 내리듯손과 손이 마주한 사람의 밥상내가 그 반찬을 음미할 때나보다 먼저 도착한 아내의 입맛을 자극한 우엉 조림 반찬아, "향긋해…"그 한마디에 몸과 몸이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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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진 기자
2023.01.1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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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김천
2022.11.0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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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차 승 진 - 비닐 천막 속 붕어빵을 굽는 진지한 표정의 아주머니덜커덩 빵틀이 열리면 노릇하게 익은붕어가 세상으로 나온다금방이라도 파닥 거릴 것 같은살아있음으로 존재하는 생명의 신호키 작은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죽어있던 언어가 돼 살아나듯부풀어 오르는 것은, 집이 되거나일순간 스러지는 거품의 바닥처럼움직이지 않으면 표적이 되는목숨을 담보한 오징어 게임처럼붕어빵이 익을 때 흘러나오는생밀가루 내음의 아련한 생업의 공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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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진 기자
2022.10.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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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을 넘기며 - 차 승 진 - 스티로폼에 놓인 파 두 단해는 저물어가고 몽땅 다 떨어야천 원짜리 지폐 몇 장 달랑 손에 들고집으로 돌아 가야하는 할머니의 난전인생의 밑천 같은 꼬부라진 파 뿌리어린 파의 생명이 땅 아래로발을 밀어 넣을 때여린 살결을 보듬어 주시던 어머니의손결처럼 내 손은 약손이라던휘황한 겨울밤,출출하지 않느냐며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장독에서꺼내 온 묵은지를 숭숭 썰어식은 밥에 김치를 넣고 들기름으로달달 볶은 밥을 내 주시던그 시절이 생각나 멍하니어스름 기억 속으로 빠져드는캄캄한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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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진 기자
2022.10.2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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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포구에서 - 차 승 진 -쪽빛을 풀어 놓은 바다에 오면 저절로 물드는 내 마음의 포구오래된 기억들이 파도에 밀려와백사장 모래톱에 쌓이면 갯바위에 날개를 접은 갈매기 붉은 등대가 서 있는 풍경에서자리를 잡고, 수평선을 끌어들이면금방이라도 무엇이 떠오를 것 같아수첩을 꺼내 놓으면,서두르지 마! 서두르지 말라고,손을 흔드는 철썩이는 파도 이럴 때 입맛을 돋우는싱싱한 활어회나 얼얼한 물회한 그릇에 출출한 배를 채우고 해안 길을 걸으면속내를 드러낸 등 푸른 생선처럼 오늘 밤 허름한 여숙에서 짐을 부려놓고, 별빛이 내리면 그 빛에 시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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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진 기자
2022.10.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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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르는 것들의 풍경- 차 승 진 - 바다풀이 자라는 곳두둥실 구름은 낮게 떠 있고조업을 위해 정박한 선박들한차례 비를 긋던 바다와 뭍의경계에서 무릎을 세우고머무르는 것들의 풍경을 낚는다장비가 없어도 대어를 잡는화려한 손놀림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바닷물에 뿌리를 내린 생명망망한 대해에도 길은 있어서뱃머리는 유유히 떠 가고대문이 없어도 들락거리는 어선들의 통로심해에서 알을 낳아 어종의 무리를 이루어바닷속 풍경을 만드는 극한의 생존지구촌 어디에서 또 한 생명이 울음보를 터트리고 있다꽃들이 산천을 물들일 때 바람은 산을 넘고먼 데서 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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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김천
2022.10.1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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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드는 단풍에 대하여- 차 승 진 - 아내의 주방엔 가족들의 생명이 산다날마다 아침은 와서 자명종은 아내를 깨우고내무반 군인처럼 절도 있는 발걸음 소리달그락달그락 그릇들이 질서를 지키고칙칙 수증기를 뿜어대는 압력밥솥습관이란 중독된 카페인 같아서몸이 몸을 부르는 기억의 실행나이가 시간에 물들면 얼굴에 나타나는누군가로부터 배달된 자화상처럼거울에 비친 주름이나 얼룩져 가는 반점들바깥에서 돌아온 아이가 엄마를 찾듯현관문을 열자 손수레에 얹힌 장바구니엔난전이나 싹쓸이 장터에서 흥정된채소들이 소복이 담겨있다아직 볼일이 끝나지 않은 아내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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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진 기자
2022.10.1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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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속으로 - 차 승 진 - 떠 있는 것은,하늘에 구름만이 아닙니다무한도전으로 질주하는 가을 속으로 젖어드는 나들이 객 차량 행렬입니다몇 가지 살림살이가 집을 지키고그래도 못 믿어워 철커덕현관문을 잠급니다 몸을 싣고 떠나는 여행길얄팍한 핸드폰 속엔 세상에 별별 것을 다 들여놓아배가 고프거나, 무엇이 궁금하면 손가락 하나로 스윽~해결됩니다 황금빛 물결 찬란한 가을 부풀어 오르는 뭉게구름처럼 어디쯤에서 임계점을 긋겠지요왜냐구요,상승하다가 추락하는 날개처럼팽창하는 건 적막한 그리움만 남으니까요,아, 그래도 달려 보신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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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진 기자
2022.10.0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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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소방서(서장 박경욱) 119구조대는 12일 11시 30분경 김천시 율곡동 소재의 한 아파트 외벽에 대형 고드름이 생겼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3시간 만에 모두 제거했다고 밝혔다.이날 고드름은 아파트 다용도실 배관 파열로 인하여 21층부터 아래로 2층까지 고드름이 생긴 상황으로, 구조대원들은 현장에 도착하는 즉시 1층 주변을 현장 통제한 후 개인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로프를 활용하여 하강하며 고드름 제거에 나섰다.영하의 날씨가 지속되면서 생긴 고드름은 기온이 올라가면 서서히 녹아 아래로 추락해 시민들에게 위험한 흉기가 될 수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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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김천
2021.01.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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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 율곡동 새마을부녀회(회장 이서현)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이스팩 재활용 사업이 구성면소재 전통주 제조업체인 “배금도가”에 전달 돼 재활용 된다. 율곡동 새마을부녀회의 아이스팩 재활용사업은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수거량이 날로 늘어나고 있고, 지속적인 사업홍보로 인근 구성면까지 소문이 나면서 ‘배금도가’에서 사용 문의가 온 것이다.이에 이서현 부녀회장을 비롯한 부녀회 회원들은 흔쾌히 수거된 아이스팩을 천연세제를 사용해 꼼꼼히 세척하고 방역 소독까지 한 다음 약 700여개의 아이스팩을 2020.12.18(금) ‘배금도가’에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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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2020.12.22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