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차승진
사진 차승진

가을날의 편지

- 차 승 진 -
 

시월이 지나가는 달력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여러 날을 건너오면서
아슴한 풍경들이 지워져 간다

또 한해를 마감하는 계절의 기억 속에
여름날의 바다를 그리워하는 사람이나
단풍든 가을 산을 품은 사람이나
사는 일이 버려진 휴면의 시간으로부터
남겨진 그리움의 페이지까지

사소한 얘기들이 골목길 뜬소문처럼
어느 날 담벼락을 붉게 물들이는
느린 우체통에서 배달되는,

가을날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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