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와 삼겹살
- 차승진 -
치산 6호 집에서
아내와 미나리를 먹는다
지글지글 식욕을 돋우는 삼겹살
무언가 허전할 때 참이슬 한잔
아삭아삭 파릇한 고운 빛
왁자지껄 사람들의 입놀림
양각이 음각으로 맞물려 살듯
남편이 고기를 굽고,
아내는 무심코 미나리 삼겹 쌈
네모난 식탁마다
여자는 자짝자짝 불판에 밥을 볶고
남자는 널름널름 볶음밥을 퍼먹는
집집마다 신께서 내려주신,
공평한 듯 서로 다른 열 손가락
지문 같은, 잠깐의 풍경
차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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