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게

-차 승 진 -

 

아침 식탁에 따끈한 미역국이 올라왔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 생일이 생각났다
아내에게 우스개 삼아 말했다
"지나간 생일에 웬 미역국이냐고,"
아내가 답했다
"인터넷에 물어보라"고 한다

생년월일을 입력했다
"0000년 0월 0일"
아, 그렇구나….

양력 생일을 기념일로 하자던
약속을 깜빡 잊었다​

봄으로부터 가을에 이르기까지
출렁다리를 건너는 가족들의 
마음에 기록된 달력 속에서
해피 버스데이 해피 버스데이
꽃으로 피어나는 사랑의 하모니

(......)

가을에게 물었다 ​
그가 말한다 ​

"제 몸을 불태우는 단풍처럼 
...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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