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죽는 남자
- 차 승 진 -
늦은 밤 티브이를 보다가 잠을 청했다
어두운 방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는데
정신은 육체를 지배하며
휴식에 든 세포를 불러 모았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재촉해보다가, 정신을 놓아주었다
당기면 더 팽팽해지는 연실처럼
느슨하게 힘을 빼는 순간
훨훨,
허공을 헤치며 높이 높이 오르는 천상에서
닿을 듯 닿을 듯 만져지지 않는 거리
보채던 아이가 어미의 등에서 쌔근쌔근 단잠에 빠지듯
울긋불긋 단풍길 걸어가는 까맣게 멀어지는 소실점
어젯밤에도, 오늘 밤에도
육체를 짊어지고 먼 길을 떠나는,
매일 밤 죽는 남자
차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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